일상 부신 양성 종양(부신 우연종) 수술 후기 2019/07/03 23:21 by 고물상

먼저 저는 88년생 남자입니다.(흡연, 음주)

처음 부신에 종양이 있는걸 알게되고 놀래서 인터넷에 급하게 검색해봤습니다.

부신 종양이라니.. 고등학교때 생물시간에 들어보고 부신이라는 단어 자체를 처음 들어봤거든요.

생물 관련 전공자들 제외하고는 다들 마찬가지 아닐까요 ㅋㅋ

생각보다 부신 종양이 발견된 사람들이 많다는것에 놀랬고 수술 후기가 꽤 있긴 한데 수술 후기는 사람이 아니고 대부분 반려동물 관련 글인것을 알고 이후 수술하고 자세히 포스팅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부신 종양에도 갈색세포종, 고 알도스테론 혈증, 쿠싱증후군 등 여러 종류가 있어서 쿠싱증후군 수술 후기는 다른분들이 올려주신걸 읽어봤습니다.

발견하고 수술까지 과정에 대해 최대한 자세히 써보겠습니다.


1. 우선 발견된 계기부터

올해 초 겨울에 감기가 3주정도 낫지 않고 지속되는데 기침을 오래 했더니 가래에 피가 섞여 나왔습니다.

슬슬 병원에 가봐야 겠다고 생각해서 동내 내과에 갔더니 엑스레이 찍어보고 폐렴이라면서 입원을 하라고 하더라구요

폐렴이면 엑스레이만 찍어봐도 알텐데 CT를 찍자고 합니다.

제가 미치지 않고서야 이왕 입원하고 CT 찍을거면 큰병원 가서 찍지 싶어서 다음날 종합병원에 갔습니다.(대학병원 x)

종합병원에서는 엑스레이 보더니 폐렴은 아니라고 하는데 가래에 피가 나왔다고 하니 다른 심각한 질병이 있을 수 있으니까 CT 찍어보자고 하더라구요. 영업은 이렇게 해야지..

그래서 CT 촬영을 하게되었고 의사 선생님이 지금 폐가 문제가 아니라 부신에 종양이 발견됐고 암일수도 있다고 무덤덤하게 말씀하시더라구요.

우측 부신에 약 3.5 cm 크기의 종양이 발견되었습니다.

진짜 무슨 날벼락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ㅋㅋ 부모님도 심각해지시고 여자친구도 충격이고.. 이게 제 3자의 반응이고

저는 뭔 소린가 아직 이해도 안된 상태였습니다. 32살에 한창 신체 건강할 나이에 종양? 암?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라구요.

종양으로 인한 증상은 하나도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살찐것? 그냥 많이 먹고, 오랜기간 수험 생활로 체중이 증가한줄 알았고 체중 증가로 인한 고혈압인줄 알았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여기서 진료가 불가능하니 대학병원으로 가라고 하셔서 울산대학교 병원으로 가게되었습니다.(서울아산병원 아니고 울산에 있는 울산대학교병원)

어떻게 보면 동네 내과.. 이 돌팔이 덕분에 발견했으니 고맙긴 하더라구요.

발견한 날이 2019년 2월 5일 이었습니다.



2. 대학병원 내분비 내과 진료

ㄱ) 첫 진료(2월 21일)

제가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자주 받아봤는데 그 중에서 내분비 내과가 가장 사람이 붐비는것 같아요.

노인이 되면 기본적으로 내분비계가 안좋아지니 저 말고는 대부분 노인들입니다.

진료만 예약이 한참 밀려 있어서 가장 빠른 진료 가능 날짜가 2월 21일이라 이날 담당 의사선생님을 처음 만나봤습니다.

- 먼저 부신 종양이 기능성인가 비기능성인가에 대해 검사를 하게 됩니다.

검사는 24시간 소변 검사와 채혈을 하게 됩니다. 집에서 24시간 동안 소변백? 에다가 하루종일 소변을 모읍니다.(똥 쌀때 조금 불편해요 ㅋㅋ)

피검사는 부신에서 나오는 많은 호르몬에 대해 검사하다 보니 검사비가 꽤 많이 나왔어요.

27일에 병원가서 소변 모은거 제출하고 채혈하고 왔습니다.

검사 항목이 많아서 그런지 결과 나오는데 2주가 걸린다고 하네요.

그리고.. 종양의 생성 기전에는 어떠한 원인도 규명되지 않았다고 들었습니다.

음주, 담배, 스트레스 흔히 암의 3요소라고 생각되는 것들이 종양과 전혀 상관 없다고 해서 그냥 수술 일주일 전까지 술 담배 했습니다.


ㄴ) 두번째 진료(3월 14일)

피, 소변검사 결과 다른 호르몬은 문제가 없는데 알도스테론, 레닌 수치가 높게 나왔다고 합니다.

즉 기능성 종양이라는 얘기였습니다.('원발성알도스테론증', '콘증후군', '부신 고 알도스테론 혈증'이라고 의사선생님이 정확히 말씀하신건 아닙니다.)

의사선생님께서도 말씀하셨고, 저도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니 알도스테론 기능성 종양에서 악성 종양인 경우는 드물다라는 것을 확인 했습니다.

하지만 부신 종양은 다른 암의 형태와는 달라서 100 % 안심은 아니고 수술시 주변 조직에 전이 상태와 수술 후 조직검사를 통해 병명을 확정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부신 종양의 크기가 3.5 cm * 3.8 cm 정도 되고 보통 4 cm 이상이면 수술을 하는데 저는 4 cm에 이미 근접 했고 나이가 젊기에 종양 성장속도도 빨라서 하는게 수술을 하자고 합니다.

이 정도 크기면 생성된지 3~4년 정도 됐다고 추측을 하셨습니다.

부신 종양이 비 기능성 종양이고 4 cm 미만이면 추적 관찰을 선택할 수 있는 모양입니다.

저는 어짜피 기능성이고 종양이 계속 커지고 있고 CT나 기타 각종 검사들 다음에 또 하면서까지 수술을 미룰 이유가 없을것 같아 수술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알도스테론 생성 종양에도 여러 케이스가 있을 수 있고, 일시적일 수도 있으니 입원해서 자세히 검사를 진행하게 됩니다.


ㄷ) 3월 25일 입원

입원해서 2가지 검사를 했습니다.

피검사와 소변검사를 했는데

피검사는 주기적으로 와서 혈액 채취해가고 호르몬 변화를 체크한것 같습니다.

소변검사도 계속 했는데 소변검사중에 생리식염수를 빠른속도로 주입해서 이 때 알도스테론이 어떻게 분비되는가 체크했습니다.

혈액속에 나트륨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알도스테론이 계속 분비된다면 알도스테론증으로 확정하는것 같습니다.

알도스테론은 신장에서 소변으로 나가려는 나트륨을 재흡수하는 역할을 하는데 혈중 나트륨 농도가 높아지면 이를 정상화 하기 위해 수분을 더 많이 흡수하여 체액 증가 이로인해 고혈압을 유발하게 되는 메커니즘입니다.(자세한건 의사선생님께. 저는 비전문가입니다.)

저는 제가 체중이 많이나가서 혈압이 높은줄 알았습니다. 최저 혈압은 들쭉날쭉해서 잘 기억안나는데 최고 혈압이 150 가까이 나오곤 했습니다. 심박수도 평상시에 100 가까이 나왔습니다.

식염수 주입 검사를 할때 소변줄을 꼽는데.. 다시는 하고싶지 않은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검사가 하나 더 있는데 40세 이상은 필수적으로 양측 부신 각각에서 생성하는 호르몬을 검사해야 한다고 합니다.

40세 미만은 생략할 수 있다고 해서 저는 검사를 안했습니다.


ㄹ) 4월 8일 진료(내과 + 외과)

입원 검사 결과 알도스테론증이 결정된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검사 결과와 무관하게 어짜피 수술을 해야 하므로 진료도 시작했습니다.

외과에서는 그냥 수술에 필요한 검사만 합니다.

엑스레이, 복부 CT, 피검사 등

내과에서는 이 때 수술 전 까지 복용할 약물을 처방 받았습니다.

다른 기능성 부신 종양에서는 베타차단제 등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알도스테론 생성 종양에서는 스피로노락톤 성분인 알닥톤을 낮은 용량으로 처방 받았습니다. 수술 직전까지만 먹는다고 하고 수술 후에는 복용하지 않았습니다.

항이뇨 작용 등의 효과로 원발성 알도스테론증, 고혈압에 사용되는 약입니다.

약을 한달간 꾸준히 먹었는데 소변량 증가는 딱히 잘 모르겠지만 혈압이 확실히 떨어졌습니다.

이 약에는 남성 호르몬 억제 효과도 있는데 저는 정말 느껴질 정도로 성욕이 줄어들었습니다. 제가 한번도 그런적이 없었기에 호르몬제의 작용에 많이 놀랐습니다.

수술 후 약물을 끊고 나니 바로 돌아왔습니다.


ㅁ) 4월 15일 진료(외과)

검사 결과 수술 결정 했습니다. 일단 내과에서 처방 받은 약을 한달 이상 복용해야 하기에 바로 수술은 어려웠습니다.

언제 수술이 편하냐고 하셔서 6월 4일에 수술 날짜가 결정되었습니다.

한달간은 진료 없이 약만 복용했습니다.

5월 27일에 수술 전 마지막 검사를 했습니다. 이때는 피, 소변 검사와 엑스레이 촬영만 했습니다.


ㅂ) 5월 30일 진료(내과)

5월 27일 검사결과 확인하고 약을 한달간 복용해서 수술 전 상태를 봤습니다.

혈압 떨어진 것 확인했고 알도스테론, 레닌 수치도 확인하고 확실히 약을 복용하니 호르몬 수치 자체는 호전 되었습니다. 그래도 정상 범위는 벗어나 있었기에 수술 끝나고 호르몬 검사를 다시 하자고 했습니다.


ㅅ) 6월 3일 입원 6월 4일 수술

수술 전날 입원해서 밥 먹고 관장하고 12시부터 물 포함 금식 다음날 아침 일찍 7시 20분에 수술실에 들어갔습니다.

수술실 들어가서 '마취약 들어갑니다.' 듣자마자 기절해서 깨어나보니 병실이었습니다. 수술+마취깨고 하는데 총 4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복강경으로 수술 진행했습니다.

수술 후 4시간 정도는 물도 못마시게 합니다.

무통주사 맞고 있어서 그렇게 많이 아프진 않았습니다. 15분에 한번씩 버튼이 튀어나오는데 버튼을 누르면 진통제가 좀 빨리 들어가서 통증이 조금 줄어듭니다. 무통주사는 퇴원할때까지 달고 있었습니다.

무통주사


통증은 다음날 더 심했습니다. 숨 쉴때 아파서 숨을 제대로 못쉬는데 숨을 열심히 쉬어줘야 합니다. 기침하거나 웃으면 진짜 배 너무 아파요.

전신마취하고 나서 숨을 제대로 안쉬면 무기폐라는 폐가 찌그러지는 현상이 생기는데 이 상태로 지속되면 몸에 열이 나게 됩니다. 

간호사님께 요청하면 진통주사를 놔주시는데 자주 맞으면 안좋은줄 알고 일부러 참았습니다. 아프면 참지말고 진통제 달라고 하세요.

진통제를 맞고 숨쉬기 운동 열심히 해야 합니다. 무기폐 증상으로 온몸에 열나서 더 힘들었습니다.

폐활량 운동기구



이렇게 생긴 폐활량 운동기구로 열심히 해줘야 무기폐 안걸립니다.

운동하다보면 가래가 나오게 되는데 기침하는게 너무 아파서 기피하다가 더 고생했어요.

수술실에서 전신마취중에 소변줄을 꼽아줬는데 이번에는 하나도 안불편하더라구요. 그리고 고통때문에 침상에서 일어나기 힘든데 이때는 소변줄이 진짜 편했습니다.

수술 다음날부터 밥도 먹고 다 했습니다.

그리고 복강경 수술할때 몸에 가스를 주입하는데 일어나서 걷기운동 열심히 해야 가스가 금방 빠진다고 했습니다. 몸에 계속 가스차있으면 아픕니다.

6월 7일에 퇴원했습니다. 너무 아픈데 퇴원이 될까 했는데 의사선생님께서 누워있으면 더 아프니까 젊어서 회복도 빠르니 병원 나가서 자주 움직이는게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하셨습니다.

진통제 알약 주는데 먹으면 하나도 안아프더라구요. 2주일분 처방 받았는데 3~4알 정도만 먹은것 같아요.


총 4군데 구멍 뚫어서 수술했습니다. 오른쪽 부신 위치에 있는 저 부분이 제일 아팠습니다.

수술시 팁이라면 저는 6인실에 있었는데 진짜 시끄러워서 몸도 아픈데 짜증이 많이 나더라구요. 귀마개가 있어서 귀마개 끼고 잠을 잘 잤습니다.


ㅇ) 퇴원후 한달간

진통제 먹으면서 많이 걷고 잠도 푹자고 했더니 진통도 거의 없어지고 2주 정도 되니까 예전이랑 거의 같아졌습니다.

퇴원할때 복압 올라가는 운동이나 탕에 들어가거나 한달정도는 자제해야 한다고 하네요. 어짜피 아파서 못하니까 할 수 있으면 해보라는 것처럼 들렸습니다 ㅋㅋ

운동은 통증 안느껴지면 그때부터 해도 된다고 들었습니다.

수술이랑은 별개로 살을 빼야겠다는 결심이 서서 걷기, 달리기, 자전거타기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6월 27일에 병원에서 CT 촬영과 피검사 했습니다.

수술하고 4주가 지나니 진통이 전혀 안느껴지고 헬스장 가서 중량 스쿼트 해보니 복압 올라가도 통증 안느껴졌습니다.


ㅈ) 7월 4일 진료(외과, 내과)

외과에서는 필요한게 끝났으니 안와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신체 기능적으로는 수술 전이랑 똑같고 음주를 권하진 않지만 음주 해도 된다고 하셨어요.

내과에서는 알도스테론 수치가 정상범위 안으로 들어왔다고 하네요. 하지만 보통 사람들보다 조금 높으니 6개월 후에 다시 채혈을 해서 경과를 보자고 하셨습니다.

조직 검사 결과 악성이 아니고 CT상 보였던 종양의 크기보다 훨씬 큰 6 cm 크기였다고 하네요.

혈압도 최고혈압 150 가까이 나오던 것이 130으로 떨어졌고 부정맥도 있었는데 맥박수 100정도 나오던것이 6~70으로 떨어졌습니다.



이렇게 부신 종양 제거가 완료 되었습니다.

발견부터 수술+회복까지 총 5개월 가량 걸렸네요.

주변에서 한번도 들어본적 없었기에 불안이 컸고 제 글을 보시는 분들도 그러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불안해 하지 마시고 마음 편히 먹고 있는게 좋은것 같습니다.

울산대학교 병원에서 수술을 했는데 한달에 한명정도 이 수술을 한다고 하네요. 생각보다 수술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서울에 있는 병원에서는 더 자주 하겠죠??

한편으로는 종양 덕분에 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몸 관리를 철저히 해야겠습니다.

최대한 자세히 쓰느라 글이 길어지고 생각나는대로 써서 두서도 없네요.

궁금하신것 있으시면 댓글로 달아주시면 최대한 아는만큼 답변 드리겠습니다. 다른 분들도 볼 수 있게 공개 댓글로 작성해주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덧글

  • 부산사나이 2019/09/10 16:42 # 삭제 답글

    안녕하세요! 저랑 비슷한 질병을 가지셨던것 같아서 질문드릴려고 합니다
    1.수술전까지 일상생활하는데 힘든적은 없었나요?
    저는 현재 회사를 다니는데 병가를 쓰고 다녀야 할정도인가요?
    2.소변줄 리얼 아픈가요? 꼽고나서는 뭔가 이물감이 계속 있나요?
    3.서울에서 수술할 생각은 없었나요? 로봇수술같은?
    저는 흉터 걱정해서 서울에서 할까 생각중입니다
    4.수술은 종양만 제거하나요 부신한쪽을 떼네야 하나요?
    5.제거하고나서 몸에 이상은없나요? 피곤하던지....
    이정도가 현재는 궁금합니다
    현재 부산대학교병원에서 1.2cm 왼쪽 부신에 종양이
    발견 되어서 2박3일 입원예정입니다
    이미 외래에서 24시간 소변검사,혈액검사에는 특별한 소견없었는데 혈압이 200/110 나와서 부신 갈생황색종 또는 알도스테론문제로 이차성 고혈압일수있다하여 대기중입니다 병실이 없어서요... 답변 부탁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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